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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길 (63회 이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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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리자
10시간 26분전 6 0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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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은 새로운 길을 걷는 것과 같다. 좋은 사람을 만나면 없던 길도 새로 만들 수 있고, 나쁜 사람을 만나면 있는 길 조차 막힐 수도 있다. 올 초 나는 천은을 입은 것처럼 아주 좋은 사람을 만났다. 우리는 만나자 마자 바로 멋진 길을 만들어 열심히 달리고 있다.

70살의 준비된 '철학자'와 60대 초반의 철학을 좋아하는 뛰어난 '테크니션'이 접속하는 순간 의기 투합해서 단 한 달 만에 이렇게 대단한 사이트를 만들었다. 과연 누가 이런 일을 시작할 수 있고, 이 엄청난 일을 할 수 있단 말인가? 40일 된 <에세이철학회>에는 현재 163명의 회원과 20명의 전문 칼럼니스트들이 있고, 이들이 매일 같이 경쟁적으로 쏟아내는 고품질의 칼럼들이 30여개를 넘어서 있고, 현재 누적 칼럼수가 비슷한 수준의 <회원 에세이> 170여개를 제외해도 1,000개를 넘어섰다. 다방면에 걸친 이런 칼럼들은 인터넷 게시판에 걸린 글들과는 격이 다른, 고품질의 전문성과 대중성을 함께 갖춘 것들이다. 우리는 워낙 성장 속도가 빨라 6월 말 창립총회를 가지려던 것을 4월 말로 2달 앞당겼다. 그 때 쯤에는 40여명의 칼럼니스트들이 한 달에 3,000여개의 칼럼을 생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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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숫자는 한국 대학들을 대표하는 SKY대학도 못하고, 조선/중앙/동아로 상징되는 한국의 중앙 일간지들도 못한다. 창작과 비평/문학과 지성 등의 전통 있는 잡지들도 못하고, 여/야 정당의 씽크 탱크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경향 각지에 수도 없이 많은 한국의 어떤 학회들도 할 수 없다. 대학에 우수한 연구자들이 아무리 많아도 그들은 다 전문화되고 분과화된 현재의 시스템 안에 갇혀 있어 결코 <에세이철학회>의 학문적 생산성을 따라올 수가 없다. <에세이철학회>의 영향력은 조만간 무너져가는 한국의 텍스트 생태계를 되살려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에세이철학회>를 개설하면서 느낀 점 중의 하나는 '의기 투합한 전문가 집단의 뛰어난 생산성'이다. 우리 사이트의 전문 칼럼니스트들은 혼자 하면 힘든 일을 함께 경쟁하듯이 하니까 훨씬 잘 하고 있다. 그야말로 똘똘한 *들 몇 명만 있으면 못할 일이 없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학파'가 만들어진졌던 것처럼, 미국의 '맨하튼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던 것처럼, 21세기 한국의 '지금 여기서'(hic et nunc) 새로운 학파, 새로운 프로젝트가 만들어질 것이다. 여기서는 진영 간의 쓸데 없는 이념 논쟁으로 시간을 뺏기거나 마음앓이를 할 이유가 없다. 한국의 대학들과 연구소들도 조직 체계만 잘 이루어지고, 비젼과 역량을 갖춘 리더가 있다면 충분히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현재와 같은 시스템으로는 절대 할 수 없다.

좋은 사람을 만나 좋은 길을 함께 달리고 있는 우리들은 지금 우리들 자신의 운명을 새롭게 개척하고 있다. 우리들은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신화를 창출할 것이다. 미국에 벤처 산실인 '실리콘 밸리'가 있다면, 이제 한국에는 문화/지식 벤쳐 '에세이철학 밸리'가 있다. 오직 시간만이 우리들을 빛나게 해줄 것이다.

이종철(李鍾哲 ) 철학박사, 에세이철학자

연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전임연구원

NGO <푸른 아시아> 흥보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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