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길벗과 함께 DMZ 평화의 길을 걸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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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평화의 길을 걸으며
- 어린이 길벗과 함께
詩人 임 순 택
백세까지 걷자(百歲まで步く 正しく步けば壽命は延びる!)의 저자 다나까 나오키(田中 尙喜)의 서문에 보면 “바야흐로 백 세 시대다.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한 방법은 딱 하나다. 수명이 다하는 날까지 내 발로 걷는 것. 사람들은 걷는 게 뭐 그리 대수냐고 말하지만, 주변에 병들고 아픈 사람을 떠올려보자. 그들은 병상에 누워 꼼짝도 못 하거나, 휠체어나 목발에 의지하지 않으면 혼자 힘으로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다. 극단적으로 말해, 걷지 못하면 살아도 사는 게 아니다.
오늘날처럼 걷기를 등한시한다면 인간은 언젠가 똑바로 서고 바르게 걸을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니 사는 동안 내 발로 걷고 싶다면, 지금 당장 자리에서 일어나자. 발 닿는 곳 어디라도 좋으니 한 걸음 한 걸음 힘차게 내딛어보자!“
위 책의 저자 다나카 나오키는 도쿄 후생성병원 재활치료사이자 세계 수영 선수권대회 일본 국가대표팀 트레이너로 활동했다. 일본에서 손에 꼽히는 이학요법사로 국가대표 선수는 물론 일반인들까지 그에게 치료를 받기 위해 일 년 이상을 대기할 만큼 뼈관절, 생리요법 분야의 최고 전문가다.
수십 곳의 병원을 전전해도 딱히 이상 증세를 발견하지 못하거나, 적절한 치료법을 찾지 못해 병을 키워온 수많은 환자를 통증 없는 삶으로 복귀하도록 도왔다. 특히 수술 없이 자세와 걸음걸이 교정, 근력 트레이닝만으로 통증을 완화하고 병을 완치하는 그만의 비법이 일본 전역에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었다. 조금만 걸어도 금방 지치고 피곤한 현대인들에게 걷기의 놀라운 효과를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썼다. 그 밖에 저서로 『즐겁게 춤을 춰서 평생 남의 도움은 필요 없게 하자』, 『요통 하지통을 위한 신발 선택 가이드』 등이 있다.
저자 다나까 나오키는 이 책에서 그 유명한 와사보생(臥死步生) 즉,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라는 우리말 사자성어로 하면 누죽걸산이라는 걷기는 건강을 유지하는 최고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필자는 8년 여 전부터 하루 만 보 이상을 꾸준히 걷고자 매일 단 하루도 빠짐없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연속해서 1일 만 보(7㎞) 이상 걷기를 실천해 오고 있는 바, 지난 5월 9일에 2,500일을 달성했고 내년 2026년 9월 21일이 되면 3,000일 목표를 이루게 된다. 매일 같이 걷기 앱으로 기록을 유지하고 있어서 매월 월통계도 산출해서 걷기 동호회 게시판에 게재하고 있는데 지난 5월 월말 통계를 보면 1일 평균 21,000보를 상회하였다. 필자가 이와 같이 끈기 있는 월 2만 보 이상 걷기를 계속하고 있는 데에는 동네 위주로 최소한 만 보 이상 걷는 외에 정기적으로 단체 걷기 모임에 참석해서 장거리 코스를 동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트레킹 코스 중 으뜸인 코리아둘레길은 동•서•남해안 및 DMZ 접경지역 등 우리나라 외곽을 하나로 연결하는 약 4,500㎞의 걷기여행길로서 초장거리 걷기여행길이다. 그 케치플레이즈로 ‘대한민국을 재발견하며 함께 걷는 길’을 비전으로 ‘평화 • 만남 • 치유 • 상생’의 가치를 구현하고자 동쪽의 해파랑길, 남쪽의 남파랑길, 서쪽의 서해랑길, 북쪽의 DMZ 평화의 길로 구성되며 10개의 광역지자체, 78개의 기초 지자체와 함께 만들어가는 초장거리 걷기 여행길인 셈이다.
개통순으로 나열하면
1. 해파랑길(부산 오륙도 해맞이 공원 ~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 50개 코스, 750㎞
2. 남파랑길(부산 오륙도 해맞이 공원 ~ 전남 해남 땅끝마을) 90개 코스, 1,430㎞
3. 서해랑길(전남 해남 땅끝마을 ~ 인천 강화 평화전망대) 109개 코스, 1,810㎞
4. DMZ 평화의 길(인천 강화 평화전망대 ~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 35개 코스, 510㎞
코리아둘레길 4개 길 중, 필자는 5년 전에 해파랑길을 이미 완주하였고 DMZ 평화의 길을 올해 5월 24일 완주하게되면 전체 4개의 길 중 절반을 완보한 셈이다. 남겨둔 남파랑길과 서해랑길도 오랜 시간을 두고 나눠서 걸을 예정인 바 작년 9월 23일 전격적으로 개통했던 전장 4,350㎞ 코리아둘레길(해파랑길, 남파랑길, 서해랑길) 중 마지막 네 번째의 DMZ평화의 길 총 35개 코스 중 코스의 40퍼센트가 민간인통제선 구역 안에 포함되어 있는 길이기 때문에 혼자 걷는 것보다 단체 걷기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해 고교 9년 후배(덕수 71회)가 운영하는 사단법인 DMZ 평화누리 길만사에서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트레킹에 참여하였다. 그 중에 특이했던 코스를 골라 에피소드를 이어 보는데 다정한 모자가 앞서거니 뒷서거니 걷는 모습이 좋아보여서 물었더니 고양시 덕양구 소재 초등학교 5학년 남자 어린이(이름 河知旭 군)와 그의 어머니였다.
지난 3월 22일(토)에 DMZ 평화의 길 제29코스를 순방향으로 단체걷기 한 날에 계절은 완연한 봄이었지만 강원도 양구군과 인제군에 걸쳐 있는 코스 상 산길에는 얄팍한 잔설이 아니라 정강이까지 푹푹 빠지는 많은 눈이 남아 있었으니 춘래불사춘이라 봄이 왔으되 봄이 아닌 3월 하순이었다. DMZ CAMP의 올해 상반기 정기걷기 일정상 2월 22일(토) 걷기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주최측에서 볼 때 29코스는 경사로 구간의 잔설 및 도로 결빙으로 인해 아이젠을 착용하더라도 위험하기 때문에 2월과 3월 코스를 상호 교체 변경했던 것인데 결과적으로 잘한 결정이었다. DMZ 평화의 길 제29코스는 강원특별자치도 양구군 해안면 양구통일관에서 출발하여 인제군 서화면 설악금강서화마을까지 연결되는 13.2㎞의 정규 횡단코스다. 이어지는 제30코스는 민통선 내 군부대 주둔지역이라서 사전예약 시에만 이용 가능한 코스라서 멀리 제30-1코스와 30-2코스로 돌아서 가야 하는 우회코스로 되어 있으나 일단 당일 제29코스를 안전하게 단체 트레킹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리더 및 운영진에서는 각별히 안전 트레킹을 당부하고 28코스 종점이자 29코스 시점인 양구통일관을 출발했는데 양구통일관 앞 광장에는 높이 6.5미터의 인사하는 사람(Greeting Man) 조각품이 서 있다.
이 그리팅맨은 경기도 연천군 군남면 선곡리 옥녀봉 정상에 작가 유영호님의 ‘작가의 말’과 같이 북녘땅을 향해 15도 각도로 남북통일을 염원하는 자세로 높이 10.8미터의 1호 그리팅 맨이 서 있고 국내에도 이곳 강원도 양구군과 제주도 서귀포시 등에도 세워져 있으며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와 파나마 파나마시티 등 해외에도 수출, 서 있는 유수의 조각품이다. 2013년 10월에 설립한 양구 그리팅 맨 <작가의 말>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안녕하세요
나는 그리팅맨(인사하는 사람)입니다. 제가 취하고 있는 자세는 한국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인사를 할 때 행하는 자세입니다. 인사는 모든 관계의 시작입니다. 만일 우리가 길에서 우연히 마주칠 때 인사 없이 지나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서로 인사를 나누면 관계가 만들어지고 친구가 됩니다. 인사는 서로 다른 역사적 배경과 문화를 가진 사람들, 국가와 인종의 벽을 넘어 우리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시작점이며 가장 인간적인 행위입니다. 나아가 인간과 자연, 우주의 영역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과의 관계를 만드는 가장 강력한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2012년 한국으로부터 지구의 정 반대편에 있는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 처음 세워져 우루과이 사람들에게 인사의 진정한 의미를 전하고 있으며, 이제 지구를 관통하는 하나의 축으로서 한국의 국토 정중앙 양구를 찾아 왔습니다. 특히 제가 서 있는 양구 해안마을은 과거 민통선 지역이자 60여 년 전 한국전쟁의 격전지로서 펀치볼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전쟁의 아픔을 지녔지만 이를 극복하고 희망을 만들어가는 상징적 장소입니다. 이곳 양구 해안에서 민족의 아픔인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와 화해의 길로나아가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를 전세계인에게 알리고자 합니다. 남북의 화해는 서로가 진심으로 인사하는 마음을 가질 때 시작된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이는 우리 민족을 넘어 전 세계인에게 우리가 전하는 인류 평화에 대한 강렬한 희망의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나는 앞으로 지구상의 여러 장소를 찾아가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세계 곳곳에 전하고자 합니다. 다시 한번 국토의 정중앙 양구에서 여러분께 깊은 인사를 전합니다.
“안녕하세요”
2013년 10월 작가 유영호
제29코스는 양구통일관 앞을 지나서 초입부터 가파른 등산로를 올라간 다음 눈 덮힌 먼멧재길 능선으로 오르내려야 하는데 앞서 가는 하지욱 군과 어머니는 신발이 그냥 트레킹화였다. 여차하면 갖고 간 아이젠을 우선 어린이에게 선뜻 제공할 생각으로 바로 뒤에서 모자의 걷는 모습을 예의 주시하고 능선을 오르내렸는데 다행히 큰 어려움 없이 먼멧재길을 앞서가는 것 보고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간간이 초등학교 5학년 생에게 잘하고 있다는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고. 햇볕이 드는 내리막길에는 눈이 녹고 없어서 모자의 뒷태 사진을 촬영해 주었다.
비교적 넓은 물골저수지를 지나자마자 또 눈 덮힌 산길을 오르자 왼쪽 북녘 높은 산 위에 있는 육군 제12사단 을지부대의 흰색 콘크리트 슬라브 을지전망대가 멀리 조망되었다. DMZ 평화의 길 29코스 트레킹이 아니라면 테마 안보관광을 사전 신청하여 을지전망대도 방문하고픈 바람을 간직하면서 3월 하순임에도 불구하고 동부전선 전방 을지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는 산 능선 전체가 흰 눈이 덮혀 있는 모습이 이색적이었다.
육군 제12사단 을지부대 부사관과 이야기도 나누면서 양구군과 인제군의 경계 이정표에 대각선으로는 28코스 돌산령을 가리키고 있었다. 당일 하루에 강원도 양구군과 인제군 군계를 넘은 것이다. 29코스 후반부는 평소에는 지날 수 없는 육군 12사단 예하부대 사격장이 있었고(현재는 폐쇄중이지만 다시 확충 뒤 재주둔 예정이라 함) 육군 1882부대장 명의로 민간인 출입금지 지역이라는 경고문이 세워져 있었는데 이곳 쉼터 정자에서 휴식을 취하기로 하고 아래 마을회관에서 출장 점심 식사를 야외 뷔페식으로 준비해 주어 맛있게 주린 배를 채울 수 있었다. 감사의 인사를 하면서 물어보니 점심 식사 준비해 준 두 분도 모자지간이었다.
인근 마을회관에서 준비해 준 맛점 후 오후 트레킹은 비교적 순조로웠는데 산길이 아니라 평지 아스팔트 포장길이었기 때문이다. 강원도 인제군 서화면 해안서화로 980-67 DMZ 하늘내린 산약초 농장인 <서화의 숲> 팻말을 뒤로하고 힘차게 흐르는 인북천의 세찬 여울소리를 들어가며 걷는 발걸음이 한결 가벼웠다. 인북천 따라 난 나무데크길 왼쪽 옆으로는 창끝부대 수색대대 병영이 길게 자리잡고 있고 평촌교를 건너면 인제군 서화면 서화2리 마을회관 지나 DMZ 평화의 길 인제 거점센터(방문자센터)에 도착하게 된다. 이곳에 들어가 DMZ 관련 자료 리플렛도 챙기고 길멎음 한 뒤 타고 왔던 대절 버스에 탑승하여 귀로에 올랐다. 걷기 후기를 계속해서 에피소드 중심으로 아름다운 우리 강산 특히 산지가 대부분인 강원도 구간을 이어서 그려보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댓글목록3
임순택(62)님의 댓글
"을지전망대는 양구 동북방 27㎞, 군사분계선으로부터 1㎞ 남쪽 지점 해안(亥安)분지를 이루고 있는 가칠봉 능선에 자리 잡고 있다. 1987년 12월 12일 전경련(全經聯) 회장단이 육군 제1862부대를 방문해 안보교육관의 건립을 제의했고, 이듬해인 1988년 5월 31일 1억 2,500만 원을 부대에 기탁함으로써 을지전망대를 건립하게 되었다. 금강산 비로봉 등 內金剛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해발 1,049m의 최전방 안보관광지로 매년 10여 만 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어 안보교육장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 전망대는 높이 10m, 건평 98평의 2층 콘크리트 슬라브 건물로서, 軍 작전도로로 이용하던 전망대까지 7㎞를 양구군에서 포장공사를 완료하였으며 1998년 2월부터 관광객의 당일 출입이 허용되었다."
임순택(62)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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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순택(62)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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